blog 언어를 탐구하는 마음_어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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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공부의 함정_18살에 치러질 수능 영어를 위해 8살부터 수능 공부할 필요가 있을까요?
오늘의 이야깃거리_수능 이후 어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생들
저는 뉴질랜드에서 언어 정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현지 커뮤니티 시설, 어학원 등에서 일반코스부터 시험 코스까지 다양한 코스를 접해보고 영어 티칭 자격증을 취득하며 유학원에서 학생과 학교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하였습니다. 학생들의 학교 밖 멘토 역할을 하며 유학 생활 정착을 위해 힘썼는데요. 그 경험담을 간간이 올리고자 합니다. 아주 캐쥬~~얼하게 작성할 테니 그저 편하게 읽어주세요~
현지 유학원은 유학생들의 현지 적응과 어학공부를 위해 어학원의 마케팅 담당자, 각 코스마다 대표 선생님들과 학생에 대한 코스 상담 및 멘토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대부분은 유학원을 통해 어학원을 추천받고 학교 및 이민 상담을 통해 그 나라에 정착하게 되는데요.
대학생들은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를 중심으로 워홀을 이용해 3국에 가장 많이 입국합니다. 그리고 그 문화를 경험하고 어학을 공부하며 해당 나라에서 1년 정도 체류하게 되죠.
뉴질랜드는 캐나다와 같이 제비뽑기 형식이 아니라 신청하며 웬만큼 다 승인이 나는, 학생들에게는 세이프존같은 그런 나라입니다.
워홀과 상관없이 어학연수 자체로 오는 학생들도 많이 있습니다. 군대 제대 후 어학 준비를 위해, 졸업 전 스펙 쌓기 위해 어학연수를 하죠.
그렇지만 학생들이 현지에서 어학 레벨이 올라가느냐 질문한다면 저는 ‘딱히 그렇지 않다’라고 얘기합니다. 왜냐고 물어보시면..저도 논문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기에 객관적인 증빙자료로 드리대며 이러쿵저러쿵 얘기할 수 없습니다만, 직간접적인 경험으로 대답해 보면 이제까지 받았던 언어에 대한 수업방식의 차이, 언어를 언어로서 대하지 않고 '공부'로 대하는 태도 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지 어학원에서 받는 수업은 수업마다, 어학원마다 다르겠지만 큰 틀 안에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교재로 진도 빼기(각 단원에 나오는 주제, 표현 등으로 문법과 짝꿍 만들어 토론 등)를 오전반에서, 오후반에서 심층 주제로 토론, 게임 등 진행(선생님 재량 주제) 요런 것들 진행합니다. 쉽게 말해 조용하게 앉아있는 수업, 엉덩이 떼고 활동적인 수업 등 나눌 수 있고 같이하는 게임, 토론, 그룹으로 무엇무엇 만들기 등 있습니다. (어학원마다 조금씩 다르고 각 반마다 다르지만 general class 기준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British Council에서 하는 General 반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처음엔 학생들이 재미있어 합니다. 다른 나라 친구들 만나는 것도 재미있고요. 문제는 학생들이 한두 달 언어 공부하자고 이 먼 타국 길을 넘어온 게 아니라는 거죠.(보통 6개월~1년정도 계획하고 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점차 아이들과 친해지고 새로운 게 없어질 때쯤 수업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그때쯤 아이들이 생각합니다. '공부하는 것 같지 않아..'라고요. 또래 학생들만 있는 것도 아니지요. 나이 갭이 어마어마합니다.(어학원 성인반은 공식적으로 만 16세 이상이면 참가 가능하고 위에는 나이 제한이 대부분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영어 공부를 위해 선택하는 것이 방에서 단어장을 외우거나 문제집을 푼다고 합니다. 아마 이러한 선택지도 언어를 '공부'로 가깝게 대했던 습관이 그대로 나오는 것이겠지요. 1)
공부를 하는 건 좋은 현상입니다. 알고 싶기에 열심히 책을 보고 공부하는 것인데요. 문제는 방 문을 열고 나오면 살아있는 교과서=홈스테이 가족들이 있는데 아이들이 어려워합니다. 왜일까요...?
바로 '문화 차이'입니다.
이야기를 이래저래 나누다 보면 어딘가 불편함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그건 바로 문화 차이입니다.
쉽게 말해 '공감대'가 없는 것이겠죠. 그러다 보니 언어 실력이 늘고 있는지 아닌지 모르니 시험반에 들어가고 싶어합니다. 대부분 학생들은 어학점수=영어실력이라고 많이 생각합니다.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시험은 필요에 의해 점수를 받고자 공부하는 것이지 나의 언어의 유창성을 진단해 주진 않는단 말입니다.
그럼에도 어학연수를 장려하는 이유는 '다름'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다름’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곳이 뉴질랜드입니다. 어학원은 더 그렇습니다. ‘문화 차이’가 생각보다 심합니다. 아주 심합니다. 어학연수는 고런 ‘문화 차이’, ‘다름’을 책 이 아닌 내 몸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러면서 ‘나’라는 사람을 완성하고 ‘이해심’ 또는 ‘이기심’ 또한 배우게 됩니다. 나의 시간과 돈으로 ‘경험’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마음을 열어놔야’ 합니다.
언어가 완벽할 때가 있을까요? 전 한국어도 너무 어렵던데요. 신문을 보면 모르는 한자도 많고 한자를 국어 표기해놓은 것도 모르는단어 투성이입니다. 아는 것 같지만 누군가 그 단어의 뜻을 물어볼 때 명확한 답변을 못한다는 것은 모르는 데 아는 척하는 꼴이니까요. 그렇지만 문제는 없습니다. 그냥 찾아보면 됩니다. 뭐 어렵나요.
영어라도 다른가요. 모르면 ‘What do you mean?’, ‘I don’t know what that means.’ 뭐 이러고 물어봐도 되고, 사전 찾아봐도 됩니다. 그저 호기심만 가지고 있다면요.
가끔 학생들이 어학원을 평가할 때 ‘발음이 별로다..’, ‘레벨이 안맞다’ 그런 얘기 많이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을 맞장구쳐주기가 어렵습니다..그게 바로 사회이기에 바뀌진 않습니다. 회사 가면 인도 사람과 화상 미팅, 채팅 할 것이고 그 꼬부랑 영어를 알아들어야 합니다. 그 꼬부랑 영어가 진짜 영어라 생각하고 알아들어야 합니다..ㅎ
그래서 제가 공부방을 오픈할 때 들었던 생각은 이 혼돈의 영어 사회 속에서 아이들에게 '학습을 떠먹여 주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였습니다. 방 안에서 단어장 외우는 건 더 이상 아닌 것 같습니다..(과장되게 얘기하는 겁니다. 단어장도 재미있을 수 있긴 합니다..)
대부분의 양질의 정보는 영어로 되어 있습니다. 정글 속에서 양질의 정보를 아이들 자신들이 스스로 물색하고 탐구하지 않는다면 20년 이상의 부모님의 노력이 물거품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먹이를 찾아 헤맬 수 있도록 ‘첫 키스와 같은 책을 찾아주는 것’1)을 모토로 아이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수능 만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멀리 바라보고 유창한 언어 스킬을 위해, 더 멀리는 풍족한 자신의 삶을 위해 아이들에게 공부를 권유하고 있지만 아이 스스로 ‘재미’와 ‘동기부여’가 마음속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공부를 권하는 만큼 중요한 역할인 것 같습니다.
1) 개인적인 사례, 경험을 기초하여 작성하였음을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2) 크라센의 영어 읽기(조경숙 옮김)의 소제목을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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